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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서 만나는 별들의 향연,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마법 같은 장소다. 80만에이커에 걸쳐 뻗어 있는 이 광활한 대지는 조슈아트리와 거대한 바위들이 어우러져 신비롭고도 웅장한 풍경을 연출한다. 또 캘리포니아에서 '별 헤는 밤'을 가장 제대로 경험할 수 있어 당일 치기보다는 적어도 하룻밤 이상 캠핑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평화로운 휴식을 원하는 이들부터 모험을 즐기는 이들 모두에게 최적의 여행지인 이곳은 LA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주말을 이용해 혹은 짧은 휴가 기간을 이용해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   공원 내에는 주유소, 식당, 마켓, 호텔 등 편의시설이 전무해 숙박은 캠핑장을 이용해야 하며 필요한 음식, 물 등도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또 휴대전화 신호가 공원 내 대부분 지역에서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도 감안하고 떠나야 한다. 공원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가을과 봄이다. 이 시기 낮 최고 기온은 화씨 70~85도, 밤 최저 기온은 약 50도 정도로 여행하기 좋다. 공원 입장을 위한 공원 패스는 공원 입구 부스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공원 웹사이트(nps.gov)에서 미리 구매하면 대기줄을 피할 수 있어 편리하다. 입장료는 15~30달러.      ▶뭘하며 놀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워낙 규모가 방대하다 보니 방문 전 여행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 좋다. 또 공원에 도착하면 방문자센터에 들러 방문 당시의 공원 상황 등을 체크해 임시 폐쇄 지역이나 특별 프로그램 등이 있는지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공원의 대략적인 지형을 구경하고 싶다면 지올로지 투어로드(Geology Tour Road)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약 18마일 길이의 이 도로는 공원 중앙부를 관통하며 이어지는데 공원의 지질학적 특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하차해 해당 지역을 둘러볼 수도 있다. 다만 이 투어로드는 비포장도로여서 4륜구동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     보다 제대로 공원을 탐험하려면 하이킹만 한 것이 없다.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는 약 1마일 길이의 히든 밸리 트레일(Hidden Valley Trail)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다.     뜨거운 한낮이 지나고 이 황량한 사막에 밤이 드리우면 마법 같은 시간이 찾아온다. 바로 밤하늘이다. 이곳 밤하늘은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언제 가도 환상적인 별들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당국은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별 관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자세한 일정은 공원 웹사이트(nps.gov/jotr) 또는 방문자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29팜스에 위치한 천문대(Sky's the Limit Observatory)와 공동으로 별 관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으므로 관심 있는 이들은 천문대 웹사이트(skysthelimit29.org)에서 신청할 수 있다.          ▶캠핑장   공원 내에는 총 9곳의 캠핑장이 있는데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캠핑장은 히든밸리 캠핑장과 점보록스(Jumbo Rocks) 캠핑장. 이중 점보록스 캠핑장은 대형 바위들 사이에 캠프 사이트가 위치하고 있어 아주 특별한 캠핑 경험을 할 수 있다. 히든밸리 캠핑장은 공원 중앙에 위치해 있어 히든밸리 트레일처럼 주요 관광지와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블랙록(Black Rock) 캠핑장은 물과 화장실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편리하다. 캠핑장은 선착순 또는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공원 사이트를 통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일부 캠핑 사이트는 계절에 따라 개방 여부가 달라지므로 이 또한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여행 계획을 세워야 안전하다. 캠핑장 예약은 6개월 전부터 가능하다.        ▶가는 길   LA에서 조슈아트리 국립공원까지 거리는 약 130마일 정도인데 차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가장 일반적인 경로는 I-10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62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 경로는 꼬불꼬불한 난코스도 없고 도로 상태도 양호해 시니어들도 운전하기에 어렵지 않다. 다만 혹시 모를 교통사고나 국지적 산불 등에 대비해 출발 전 미리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대체 경로를 계획하는 것이 좋다. 만약 주말이나 공휴일에 방문할 예정이면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좋다. 만약 가는 도중 식사를 해야 한다면 파이오니아 타운에 위치한, 90년 할리우드 영화 속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사막 레스토랑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패피앤해리스(pappyandharriets.com) 레스토랑을 들러 식사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글=이주현 객원기자, 사진=nps.gov 제공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공원 웹사이트 공원 중앙부

2024-09-26

한인 5600명 팬데믹에 캠핑족됐다…페북 개설 3년 '캠핑매니아'

“캘리포니아는 캠핑 천국입니다. 아름다운 바닷가와 산 곳곳에 캠핑장이 있어요. 자연 속에서 음식을 나누고 모닥불 앞에 둘러앉으면 마음을 열게 됩니다. 캠핑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주저하지 마세요. 회원 5600명이 캠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8월, 평소 캠핑을 좋아한 진민수씨는 페이스북에 ‘캘리포니아 캠핑매니아(California Camping Mania, 이하 캠핑매니아)’ 페이지를 개설했다. 전례 없던 전염병으로 모두가 움츠러들 때 ‘자연 속 캠핑’이 주는 위안을 나누고 싶어서였다.   온라인으로 ‘캠핑의 참맛’을 나누고 싶었던 진씨는 뜻밖의 반응에 놀랐다. 남가주 등 가주 전역에서 캠핑에 진심인 이들이 밀물처럼 모인 것. 2023년 7월 현재 캠핑매니아 가입 회원은 5600명을 넘어섰다.   온·오프 모임을 이끄는 운영자 진씨도 바빠졌다. 진씨는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가고 싶은 캠핑장 정보가 한정적이었다”며 “한인끼리 캠핑 정보를 나누고 동행도 구하면 좋을 것 같아 모임을 시작했다. 가주 전역에서 캠핑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반가웠다”고 말했다.   캠핑매니아 회원들은 각양각색 개성을 뽐낸다. 의욕은 있지만 캠핑 도전은 주저하는 초보,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 홀로 자연을 즐기는 독신, 자녀에게 자연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 부모, 은퇴한 노부부 등 남녀노소가 다 모였다.   회원수가 5600명에 달하면서 ‘재야의 고수’도 여럿 등장했다. 가주 캠핑장 곳곳을 섭렵한 이들은 직접 부딪치며 얻은 생생한 정보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캠핑에 진심인 이들은 실시간 캠핑장 정보, 캠핑장 예약 나눔, 가격대별 캠핑장비 및 가성비 비교 등을 대가 없이 제공한다.   진씨는 “회원 대부분 1년에 한두 번, 많게는 수십 번 캠핑을 즐기는 분들”이라며 “다같이 캠핑장과 주변 정보, 계절별 캠핑장 장단점, 예약방법, 주의사항 등 안전교육, 캠핑 준비물 등 정보를 나누고 있다. 초보를 위한 간단한 캠핑 방법부터 전문가급 정보까지 지식공유와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캠핑마니아는 ‘자연을 함께 나누는 캠핑’을 지향한다. 진씨는 “친구나 지인과 캠핑을 가고 싶어도 일정을 맞추기 힘들어 포기할 때가 많다”며 “우리 회원들은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일정을 맞춰 동행한다. 독신이면 독신, 같은 성별끼리, 가족단위 모임 등 각자가 원하는 캠핑을 즐기고 네트워크도 쌓는다”고 전했다.   한인 수천 명이 캠핑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캠핑 장비를 챙기고 정리하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다. 진씨는 “자연으로 들어가 서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 어느새 마음도 열린다”며 “자연이 주는 여유, 저녁 모닥불 앞에서 서로가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 매력에 계속 빠져든다”고 말했다.   캠핑매니아 회원들은 여름철 캠핑 준비에도 한창이다. 회원은 정기모임과 그룹별 소모임을 골라서 참여하면 된다.   “서로를 존중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캠핑을 최대한 즐겨요. 캠핑 정보를 얻고 싶은 분,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 동행을 찾는 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사설 매니아 캘리포니아 캠핑매니아 캠핑 매니아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2023-07-07

조슈아트리 투명주택 1800만불에 매물로

조슈아트리의 사방이 유리 창문으로 된 ‘투명 주택(invisiblehouse)’이 18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CNBC는 주택 외부가 거울과 같은 반사 유리창으로 덮여 있어서 주변 환경과 빛을 반사해 마치 집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조슈아트리의 주택이 1800만 달러의 가격표를 붙이고 매물로 나왔다고 최근 보도했다. 집 전체가 유리로 돼 있어서 조슈아트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총면적이 1만500스퀘어피트 규모인 주택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인근 67.5에이커 부지에 위치하며, 주거 공간은 약 5500스퀘어피트다. 내부에는 100피트 길이의 수영장을 포함해 주방, 침실 3개와 화장실 4개를 구비하고 있다.   리스팅 가격과 주택 크기를 고려하면 스퀘어피트당 가격은 약 3300달러다. 부동산업체 더글러스 엘리먼이 조사한 지난 1분기 LA단독주택 중 가격 상위 10%의 평균가인 스퀘어피트당 2400달러를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최근까지 판매된 조슈아트리 지역 주택 중 가장 높은 가격은 350만 달러였다. 매매되면 조슈아트리 지역의 주택 판매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숙박과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해당 저택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에서 ‘2023년 가장 방문하고 싶은 숙소’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숙박은 1박당 2500달러부터 시작한다. 아리아나 그란데, 더위켄드 등 다수의 유명인과 인플루언서가 방문해 더 유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을 담당한 매트 아다모 에이전트는 “촬영으로 대여하는 경우 시간당 1000달러를 받으며 최대 12시간 동안 1만2000달러의 수익을 올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21년 140만 달러의 대여 수익을 올렸으며 이 중 15%가 촬영으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조슈아트리 투명 투명 저택 조슈아트리 지역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2023-05-21

나랑 눈보러 가지 않을래?…LA근교 로드트립 여행지

LA 한낮은 가끔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만이 겨울임을 일깨워 줄뿐 따스한 햇살은 벌써부터 봄 문턱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다. 그렇게 계절의 한가운데 서있다 보면 문득 떠나고 싶어진다. 그곳이 대양 건너 어느 낯선 도시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시간적 여유도 지갑 사정도 해맑지 않다면 가까운 근교로 차를 몰아보자. 로드트립이다. 주말을 이용해 다녀와도 좋고 주중 며칠 휴가를 내고 다녀와도 좋을 LA근교 로드트립 여행지를 알아봤다.        ■팜스프링   라스베이거스처럼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도시적 낭만과 자연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곳으로 떠나고 싶다면 팜스프링만한 곳이 없다. LA에서 팜스프링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사막 위 풍력 발전소는 이국적인 느낌을 주고 카바존 인근 자이언트 공룡 상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명소다. 또 팜스프링 길목의 치노 캐년을 방문하면 팜스프링 에리얼 트램웨이(Aerial Tramway)를 타고 샌하신토(Mt. San Jacinto State Park) 마운틴에 오를 수 있는데 LA에서는 보기드문 눈 덮인 대자연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해발 8516피트 종착역에 도착하면 레스토랑 두 곳과 전망대가 있으며 50마일 이상의 하이킹 코스도 즐길 수 있다. 팜스프링에 도착하면 아트 뮤지엄(psmuseum.org), 보태니컬 가든(moortenbotanicalgarden.com)에서 여유롭게 미술 작품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다운타운에서는 유명 맛집 순례도 해볼만 하다.     ▶visitpalmsprings.com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1987년에 발매돼 단기간 최고 판매고를 올린 U2의 앨범명으로도 막연한 동경을 갖게하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마법같은 장소다. 사막과 사막 나무, 거친 돌들이 아무렇게 흩어져 있는 무질서 속 질서를 느끼게 하는 이곳에서는 산책만으로도 지친 마음이 회복되는 것 같다. 현재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내 '49 팜스 트레일'은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만 개방하고 있어 트레일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또 캘리포니아에서 별 헤는 밤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하룻밤 캠핑하기 좋은 장소다. 캠핑 예약은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가는 도중 파이오니아 타운에 위치한, 90년대 할리우드 영화 속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사막 레스토랑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패피앤해리스(pappyandharriets.com)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nps.gov/jotr       ■맘모스 레이크   395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집을 나설 이유가 충분한 맘모스 레이크는 가는 내내 눈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게 달리다 빅파인에 내려 카퍼탑BBQ(coppertopbbq.com)에서 장작 훈제 포크립과 삼각살(tri-tips) 바비큐를 맛보는 걸 잊지말길. 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있는 고대 브리슬콘 소나무숲((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에 방문했다 북쪽으로 드라이브해가면 비숍(Bishop)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로컬 맛집인 에릭 샤츠 베이커리(schatsbakery.com)에서 빵과 페이스트리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맘모스 레이크에 도착하면 캘리포니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엘사 공주님이 살 것만 같은 겨울 왕국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스키는 물론 겨울 산행도 할 수 있어 LA에서는 하기 힘든 겨울 액티비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visitmammoth.com       ■세코야/킹스캐년   겨울 숲 정취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당연히 세코야/킹스캐년 국립공원이다. 미국 달력 사진 0순위인 이곳은 태고적 자연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전세계 하이커들의 성지기도 하다. 인기 코스로는 수령 2200살로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로 알려진 셔먼 장군 트리(General Sherman Tree). 또 길쪽으로 쓰러진 통나무에 터널을 낸 터널 로그(Tunnel Log), 토코파 캐년 폭포까지 하이킹 하는 토코파 폭포 트레일(Tokopah Falls Trail), 시에라 산맥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붙은 크레센트 메도우(Crescent Meadow), 자이언트 포레스트와 크레센트 메도우 사이 공원에 위치한 모로 락(Moro Rock) 등이 있다. 겨울철 방문은 도로 사정과 일부 폐쇄 지역 등을 공식사이트에서 알아보고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visitsequoia.com 이주현 객원기자로드트립 la근교 la근교 로드트립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캘리포니아 사막

2023-02-02

[이 아침에] 떨어진 별을 찾다

별을 보러 가잔다. 별? 그러고 보니 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다. 어디 별 뿐인가? 하늘을 봐도 보는 둥 마는 둥. 지천에 널린 게 꽃이고 풀이지만 자연의 존재를 잊고 산지 오래다. 감성적으로 메말라 가는 나의 팔을 잡아끄는 두 딸 내외를 따라 나와 남편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숙소는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쿠지까지 딸려있어 집을 떠나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흡족했다. 여럿이 먹는 저녁식사는 별다른 찬이 없어도 입안으로 술술 넘어갔다. 돼지삼겹살과 차돌배기는 불판에서 굽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졌다. 창밖에 검은 커튼을 두른 듯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주섬주섬 의자를 챙겨 국립공원 안으로 향했다.   맨 처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가시를 달고 있는 식물의 형상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막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선인장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빛이 차단된 공원은 낮의 암벽을 보는 것과 분위기가 또 달랐다.     휴대폰까지 꺼버리니 그야말로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손전등을 머리와 손에 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들 말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어둠에 익숙해졌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금가루처럼 하늘에 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은하수가 보였다. 지구와 아주 먼 거리에 있다는 미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의자를 챙기는 데 작은 딸이 “내 귀걸이!” 하고 외쳤다. 머리에 쓴 헤드라이트를 벗다가 귀걸이가 튕겨나간 모양이다.   사위가 결혼 선물로 딸에게 사준 다이아 귀걸이란다. ‘다이아’라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이마에 두른 전등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반딧불이 마냥 움직였다.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속에서 무슨 수로 귀걸이를 찾겠는가. 오만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귀걸이를 찾지 못하면 이 기분 좋은 여행의 끝은 후회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모처럼 가족모임을 계획한 딸의 속상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질 못했다. 우왕좌왕 하늘이 아닌 땅바닥을 헤집었다. 무작정 찾을 게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작은 딸에게 한 짝 남은 귀걸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타원형으로 된 다이아 4개가 방사형으로 붙어 있었다. 흡사 별처럼 보였다.   ‘별 보러왔다가 별을 찾는구나.’ 이 모순된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서걱거리는 흙을 핸드폰 전등으로 비취다가 가시덤불과는 전혀 다른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뭐지?’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어서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찾았다! 귀걸이는 전등불을 비쳐도 빛이 반사될 수 없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딸은 귀걸이를 찾았다고 좋아라했지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찾아 기뻤다. 별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수로 귀걸이 전등과 손전등

2022-08-31

[이 아침에] 떨어진 별을 찾다

별을 보러 가잔다. 별? 그러고 보니 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다. 어디 별 뿐인가? 하늘을 봐도 보는 둥 마는 둥. 지천에 널린 게 꽃이고 풀이지만 자연의 존재를 잊고 산지 오래다. 감성적으로 메말라 가는 나의 팔을 잡아끄는 두 딸 내외를 따라 나와 남편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숙소는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쿠지까지 딸려있어 집을 떠나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흡족했다. 여럿이 먹는 저녁식사는 별다른 찬이 없어도 입안으로 술술 넘어갔다. 돼지삼겹살과 차돌배기는 불판에서 굽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졌다. 창밖에 검은 커튼을 두른 듯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주섬주섬 의자를 챙겨 국립공원 안으로 향했다.   맨 처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가시를 달고 있는 식물의 형상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막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선인장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빛이 차단된 공원은 낮의 암벽을 보는 것과 분위기가 또 달랐다.     휴대폰까지 꺼버리니 그야말로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손전등을 머리와 손에 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들 말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어둠에 익숙해졌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금가루처럼 하늘에 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은하수가 보였다. 지구와 아주 먼 거리에 있다는 미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의자를 챙기는 데 작은 딸이 “내 귀걸이!” 하고 외쳤다. 머리에 쓴 헤드라이트를 벗다가 귀걸이가 튕겨나간 모양이다.   사위가 결혼 선물로 딸에게 사준 다이아 귀걸이란다. ‘다이아’라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이마에 두른 전등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반딧불이 마냥 움직였다.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속에서 무슨 수로 귀걸이를 찾겠는가. 오만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귀걸이를 찾지 못하면 이 기분 좋은 여행의 끝은 후회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모처럼 가족모임을 계획한 딸의 속상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질 못했다. 우왕좌왕 하늘이 아닌 땅바닥을 헤집었다. 무작정 찾을 게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작은 딸에게 한 짝 남은 귀걸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타원형으로 된 다이아 4개가 방사형으로 붙어 있었다. 흡사 별처럼 보였다.   ‘별 보러왔다가 별을 찾는구나.’ 이 모순된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서걱거리는 흙을 핸드폰 전등으로 비취다가 가시덤불과는 전혀 다른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뭐지?’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어서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찾았다! 귀걸이는 전등불을 비쳐도 빛이 반사될 수 없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딸은 귀걸이를 찾았다고 좋아라했지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찾아 기뻤다. 별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수로 귀걸이 전등과 손전등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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